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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성과 한음, 그들은 누구인가?
역사 속에서 이름만 들어도 마음 따뜻해지는 인물이 있습니다. 조선시대의 대표적인 '절친 콤비', 바로 **오성(이항복)**과 **한음(이덕형)**입니다.
두 사람은 같은 시대에 태어나 어린 시절부터 함께 자라며 학문을 익혔고, 이후 각각 조선 중기의 정치 핵심 인물로 성장했습니다. 하지만 이들의 이름이 오늘날까지 회자되는 가장 큰 이유는 권력보다 소중한 '우정과 지혜'의 상징으로 남아 있기 때문입니다.
오성과 한음의 일화는 단순한 친구 이야기 그 이상입니다. 정치와 인간관계, 그리고 위기 속에서 빛나는 유머와 기지를 보여주는 이들의 이야기는 오늘날에도 많은 교훈을 줍니다.
오성 이항복의 기지와 유쾌함
**이항복(1556~1618)은 조선 선조광해군 시기의 문신으로, 호는 오성(五成)입니다. 유머가 풍부하고, 위기 속에서도 침착하게 상황을 풀어내는 기지 있는 인물로 알려져 있습니다.
대표적인 일화: 벼슬자리 문패 사건
어느 날, 이항복이 높은 벼슬에 오르자 사람들이 그의 집에 축하 인사를 왔습니다. 문패에는 ‘좌의정 이항복 댁’이라고 적혀 있었죠. 그런데 지나가던 한음 이덕형이 보고는 문패에 ‘이항복 댁’ 네 글자만 남기고 나머지를 떼어버렸습니다.
이유를 묻자 이덕형은 웃으며 말했습니다. “벼슬은 하늘이 주는 것이지만, 친구는 사람이 주는 것이네. 나는 자네를 벼슬보다 친구로 기억하고 싶어.”
이 일화를 들은 사람들은 두 사람의 우정에 감탄했고, 이후로 이 문패 이야기는 조선의 대표적인 ‘의리 우정담’으로 전해지게 됩니다.
장난꾸러기 오성의 수박 이야기
이항복이 한음의 집에 놀러 갔을 때 일이었습니다. 무더운 여름날, 수박이 하나 식탁 위에 놓여 있었고, 이항복은 장난삼아 몰래 수박 안에 잿물을 넣어두었습니다. 곧 이덕형이 돌아오자 이항복은 “수박을 함께 먹자”고 제안했고, 이덕형은 흔쾌히 잘라 먹었습니다.
잿물 맛을 느낀 이덕형은 고개를 갸웃했지만, 한마디 말 없이 수박을 다 먹었습니다. 이항복이 놀라서 묻자, 이덕형은 웃으며 말했습니다. “자네가 주는 건 독이라도 먹지.”
장난이 넘치는 오성과 그걸 넉넉히 받아주는 한음의 우정이 잘 드러나는 이야기입니다.
한음 이덕형의 청렴과 지혜
**이덕형(1561~1613)**은 조선의 대표적 청백리로, 강직하고 청렴한 성품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호는 한음(漢陰)이며, 병조판서, 좌의정 등을 지냈으며 임진왜란 당시 외교적 지략으로도 큰 활약을 했습니다.
그는 오성과의 우정을 단순한 감정 이상의 신념으로 여겼으며, 오성의 장난이나 유머도 여유 있게 받아주는 대인배의 면모를 보여줍니다.
대표적인 일화: 배고픈 척
어느 날, 두 사람이 함께 길을 가다가 점심 시간이 되자 이덕형이 “배가 고프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이항복은 “그러면 밥은 내가 사고 술은 자네가 사게”라고 합니다.
이덕형이 말합니다. “내가 돈이 없다면?” 이항복은 웃으며 말합니다. “그럼 오늘은 내가 다 사고, 자네가 다음에 갚게.”
두 사람의 말장난처럼 보이지만, 여기에는 서로에 대한 깊은 신뢰와 배려가 담겨 있습니다.
냇가에서 만난 두 친구
어느 날 두 사람이 냇가에서 우연히 마주쳤습니다. 당시 이항복은 벼슬이 높고 이덕형은 잠시 물러나 있는 상황이었죠. 이항복이 장난스럽게 “내가 높은 자리에 있으니 먼저 지나가겠다”고 하자, 이덕형은 “물은 낮은 데로 흐르니 내가 먼저 지나가야지”라며 맞받아쳤습니다.
서로를 배려하면서도 재치 있게 대화하는 이 두 사람의 모습은 오늘날에도 회자되는 장면 중 하나입니다.
오성과 한음, 단순한 친구 이상이었다
이 둘은 정적이 아니라 서로의 정치적 입장을 존중하는 동반자였습니다. 당파 싸움이 격렬했던 조선 중기에도 서로를 보호하고 배려하면서 정치와 우정을 동시에 지켜낸 드문 사례로 평가됩니다.
- 권력 다툼이 일상화된 조선 조정에서 ‘적이 아닌 친구’로 살아간다는 것은 당시로서는 매우 이례적인 일입니다.
- 심지어 서로 다른 관직에 있을 때에도, 상대방이 정치적으로 불리해지면 중용을 요청하거나 조정을 설득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오늘날의 시각으로 보면, 오성과 한음은 진정한 인생 파트너였습니다. 서로를 경쟁자가 아닌 ‘더불어 성장할 동료’로 본 것이죠.
마무리: 우리 시대의 오성과 한음을 꿈꾸며
오성과 한음의 우정은 수백 년이 지난 지금에도 많은 사람들에게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가 어떤 가치를 가질 수 있는지를 일깨워줍니다.
정치, 권력, 이익보다 **‘사람’과 ‘관계’**를 먼저 생각했던 이들의 이야기는 단순한 역사 지식이 아니라 삶의 지혜로 받아들여야 할 것입니다.📌 당신의 삶에도 오성과 한음 같은 친구가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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